소설로 먼저 읽었을 때 진정한 반전은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했던 작품입니다. 깜짝 놀라게 만드는 것이 아닌, 먹먹하게 놀라게 만드는 것이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후 영화도 소설 못지않게 잘 만들어졌다고 하여 보게 되었는데 소설과는 다른 매력으로 제게 다가왔습니다.
감독: 조 라이트
원작: 소설 속죄(어톤먼트)
출연:
키이라 나이틀리(세실리아 역)
제임스 매커보이(로비 터너 역)
시어셔 우나 로넌(어린 브라이오니 역)
로몰라 가레이(18세의 브라이오니 역)
1. 줄거리
어톤먼트는 다소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13살인 브라이오니 탈리스입니다. 브라이오니는 연극, 소설 등의 문학활동에 관심이 많은 상상력이 풍부한 '순수한' 소녀입니다. 이 소설은 순수함은 그 자체로 절대 선이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브라이오니의 집은 유명한 영국 정치인의 집안입니다. 가족으로는 정치인인 아버지, 자주 아프고 엄격한 어머니, 큰 오빠, 언니인 세실리아가 있습니다. 그리고 브라이오니의 집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여자의 아들인 로비 터너가 같은 동네에서 살고 있습니다.
대학생인 세실리아와 로비 터너는 서로에게 호감이 있지만 처음에는 그 호감을 조금은 이상한 방향으로 표현합니다. 묘한 짜증을 서로에게 낸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짜증으로 인한 갈등으로 세실리아는 로비 앞에서 옷을 벗고 분수대에 들어갔다 나오게 되고 창 뒤, 멀리서 이 장면을 우연히 목격한 브라이오니는 로비가 자신의 언니 세실리아를 괴롭힌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로비가 브라이오니에게 실수로 건넨 세실리아를 향한 사과 편지(원래는 사과 편지이나 그 이전에 로비가 장난으로 쓴 음담패설을 실수로 세실리아에게 건넵니다)를 브라이오니가 읽고 로비를 변태성욕자정도로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편지를 전한 같은 날, 로비와 세실리아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서재에서 사랑을 나누는 모습마저 목격하게 됩니다.
저녁식사에서는 브라이오니의 집에 머물고 있던 다른 집안의 쌍둥이 형제가 사라집니다. 이에 모든 가족이 쌍둥이 형제를 찾아 나섭니다. 어머니, 세실리아, 로비, 큰 오빠, 큰 오빠의 친구 폴 마샬, 쌍둥이의 언니 롤리. 그리고 이 때 수색과정에서 언니 롤리가 누군가에게 성폭행을 당합니다. 브라이오니는 그 장면을 목격하나 너무 어두워 누가 성폭행을 하였는지 정확히 보지 못하지만 낮에 본 로비의 행동과 편지 등으로 확신을 담아 경찰에게 로비라고 이야기합니다. 사실 범인은 폴 마샬이지만 결국 로비는 소아강간범으로 감옥에 가게 되고 의대생으로 탄탄하던 그의 앞날은 종말을 맞이합니다.
로비가 감옥에 간 사이 제2차세계대전이 발생하고 로비는 감옥대신 군대라는 선택지를 받아들고 입대하게 됩니다. 그리고 군대에서 크게 다칩니다. 로비의 부상과 별개로 영화는 전쟁의 잔임함도 여지없이 보여줍니다. 머리가 불타서 뇌가 밖으로 튀어나온 군인, 사지가 절단된 군인, 온 몸이 타버린 군인 등이 병원으로 자꾸 실려옵니다. 세실리아는 이 때 간호사로 일하고 있었고 브라이오니도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캠브리지대학 합격을 포기하고 자신의 과거를 속죄하는 마음으로 간호사로 지원합니다.
그리고 브라이오니는 간호사로 근무하며 폴 마샬과 롤리의 결혼식을 참석하게 됩니다. 오타가 아닌가 싶지만 맞습니다. 롤리를 강간했던 폴 마샬이 롤리와 결혼하는 것입니다. 명시적으로 나오지는 않지만 롤리가 결혼을 마치고 폴 마샬과 나오며 브라이오니의 눈길을 황급히 피하는 것을 보아 롤리 또한 자신을 성폭행했던 자가 폴 마샬임을 알고도 결혼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브라이오니는 결혼식을 나와 그동안 자신을 만나주지 않던 세실리아의 집에 가서 사과합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세실리아와 로비가 함께 지내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로비는 브라이오니에게 엄청난 분노를 퍼부으며 잘못을 바로잡으라 말하지만 브라이오니가 폴 마샬이 롤리와 결혼하였기에 롤리가 절대 폴 마샬이 자신을 성폭행 한것을 인정하지 않으리란 것 또한 깨닫게 됩니다. 로비는 그래도 가족들과 세상에 진실을 알리라고 말하고 분노에 휩싸인 로비를 세실리아가 다독이며 브라이오니는 집을 나섭니다.
그러나 영화의 마지막에 브라이오니가 결혼식을 나와 세실리아의 집에 가서 사과한 것은 브라이오니가 쓴 어톤먼트(속죄)라는 소설에 나오는 부분임이 밝혀집니다. 브라이오니는 죽음을 앞둔 소설가이고 사실 로비는 전쟁터에서 폐혈증으로 죽었으며 세실리아 또한 전시에 간호사로 일하다 지하터널에서 폭탄에 의한 침수로 죽었습니다. 즉 브라이오니는 자신의 소설에서나마 자신이 속죄하기 위해, 그리고 그 둘을 소설에서나마 이어주기 위해 소설을 쓴 것입니다. 그리고 영화는 로비와 세실리아가 바닷가에서 장난치며 노는 장면, 즉 생전에는 불가능했던 장면을 보여주며 끝납니다.
2. 감상평
오르한 파묵의 작품 농담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작은 농담 하나가 어떻게 삶을 흔들어버리는지 다룬 그 소설과 마찬가지로 어톤먼트는 우리가 흔히 긍정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순수함과 상상력이 어긋나게 결합하게되면, 그리고 그것이 시대와 결합되면 각각의 개인들을 어떻게 망쳐놓을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세실리아와 로비의 사랑과 죽음이 안타깝다면 자신의 과오를 평생 지고 살아야했던 브라이오니는 안쓰럽습니다. 누구에게라도 추천하고 싶지만 영화는 역시 책에 비해 시간적인 이유와 묘사의 한계 때문인지 조금 이해가 안 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책을 먼저 한 두 번 보시고 영화를 보시는 것을 더욱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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